우리는 누구나 배가 고프다

성공했거나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서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 섣불리 단정 짓지 말자. 예의나 예절, 흔히 우리가 `매너`라고 부르는 것들은 모두 이렇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보편적인 욕구에 기본을 두고 있다. 공손함과 예의는 우리가 남들도 나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외국의 한 수상이 워싱턴의 각료 회의에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집무실까지 혼자 알아서 찾아가야 했으며 각료의 비서에게 직접 이름을 말해야 했고 약속시간이 지난 후 5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 수상은 회의가 끝나기 5분 전에 나가버렸다. 상대방이 "또 뵐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을 때 그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워낙 시간이 없고 귀하신 몸이라 5분 기다린 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어서였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나라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몇 달 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것이 이 사소한 일 하나로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릴 가능성도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이것은 당신이 이 세상의 모든 사람과도 공유하고 있는 기질이다. 현재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게 될 다음 사람과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다. 당신은 다르게 살고, 다르게 먹고, 다르게 입고, 다른 것들을 좋아한다. 당신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우리 모두는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나라는 인간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해주길 바란다.

다른 사람들이 제발 우리가 중요한 사람이란 느낌을 갖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의 가치를 확신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나의 느낌이란 것도 넓은 관점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느낌을 많은 부분 반영하는 것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인간 취급도 안 하며` 살 필요도 없는 가치 없는 인간처럼 대하는 데도 자기 혼자 고고하게 자신의 위엄과 가치를 장기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백만 명 가운데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소위 말하는 별 것 아닌 일들, 사소하고 겉으로 볼 때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은 사소한 행동들이 특히 인간관계라는 분야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5분이 뭐 어때서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실 단순히 시간이란 개념으로 따지면 5분이란 시간은 별 것 아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특별한 정황 안에서 5분이 말하는 것, 그 5분이 주는 느낌이다. 5분간 기다리게 했다는 것은 이런 의미를 가득 담고 있는 것만 같다. `응, 이 회의 별로 안 중요해. 당신과의 만남은 지나가는 일상에 불과해. 난 당신을 만나는 일에 그리 대단한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아.` 사람들의 이혼 소송장을 읽어본 적 있는가? 그중 어떤 것들을 보다 보면 `뭐 이런 것 갖고 이혼을?`이란 생각이 들만큼 사소하고 유치하다. "남편은 나와 같이 걸어갈 때마다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흘끔거린다고요." "그 사람은 내가 엉뚱한 데 돈 쓴 이야기를 다른 사람 앞에서 함부로 해요." "아내는 아침마다 내 토스트를 일부러 까맣게 태웁니다. 내가 탄 토스트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말이죠. 아니 알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아내는 나보다 고양이 음식 주는 게 더 중요해요." 이렇게 유치할 정도로 매우 사소한 일이 부부를 이혼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란 사람을 별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몰라?" 그리고 이것들은 `거대한 사소한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기억할 것. 작은 불씨가 산불을 일으킨다. 내가 하는 사소한 말이나 행동이 점점 커져 어느 날 원자폭탄급의 폭파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