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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전력 부족의 위기와 원자력

핫24시시시 2021. 3. 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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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의 변화는 32년 전에 이야기한 바와 매우 일치한다. 중요한 차이라면 그동안 귀중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버렸다는 점이다. 남은 시간 중 32년이 지났다. 이는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위험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이나 정치인, 경제학자들은 잘 모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우리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화석연료나 다른 자원들이 곧 고갈될 것이라는 신념에서 나온 것으로 믿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현재의 정책들이 표적을 잘못 맞추고 있고 붕괴되리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한 이유다.
이들은 또한 2000년대 초의 닷컴 거품을 예로 들며 "슬프지만 우리는 세계가 자원 사용과 배출을 닷컴 거품 때처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고, 그래서 붕괴되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놀라겠지만 그 붕괴는 곧 다가온다"라고 지적했다.
단일작물 재배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는 농업의 산업화로 전통적인 윤작 방식과 작물의 다양화, 지역 기반의 자급자족 체계가 점차 단일작물 재배로 대체되었다. 화학비료와 제초제 및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중장비 농업기계를 이용하며,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짐으로써 단일 작물로 특화된 것이다. 하지만 단일작물 재배 방식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에너지 비효율성, 토양 침식, 과밀화, 토지 침수, 지하수 훼손, 염류 집적, 토지 활성화 미생물의 파괴 등. 물론 반사회적인 영향도 미친다. 소농 및 관련 2차 산업의 실업자 증가, 농촌 공동체 파괴 등 살충제 대량 사용은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새로운 병충해를 발생시킬뿐더러 해충의 자연 포식자 고리를 파괴한다. 생물학적 다양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 새로운 병충해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식량 손실을 초래하며 작물 재배를 아예 망치기도 한다. 해마다 이런 일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 농업은 석유 위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산업 농업에 투입되는 물질 및 기술 대부분이 석유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화학비료, 살충제, 관개 기술, 농기계, 포장과 운송 등이 모두 석유와 관련되어 있다. 즉 산업 농업이란 땅을 이용해 석유를 지극히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식량화하는 것이다. 지난 150년간의 인구 폭발은 산유량의 증가와 병행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는 값싼 석유를 먹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녹색혁명은 곡식 재배를 통해 식량 에너지를 3.5배 증가시켰지만 투입 에너지는 50~100배가 늘었다.

2004년 다보스포럼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전력 수급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전 세계 지도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할 정도의 위험이며 경제 불황을 촉발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미 2003년에 미국 북동 지역과 스칸디나비아는 전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었다. 다보스포럼에서 지적된 주요 문제는 에너지 수요는 거침없이 증가하지만 생산 능력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결국 엄청난 양의 에너지 부족을 초래할 것이다. 왜 에너지 생산 능력이 수
요에 미치지 못하는 걸까? 신자유주의가 선호하는 전략인 에너지 부문의 민영화가 예상치 못한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된 회사의 개인 투자자들은 에너지 생산 능력을 키울 이유가 없다. 생산을 통제하고 가격을 상승시켜 자신들의 이윤만 극대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에 미국 엔론 사가 캘리포니아 전력 위기 때 이런 식으로 돈을 벌어 고발당한 적이 있다.

원자력은 그 위험성을 납세자와 미래 세대에게 떠넘겼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이다. 에너지 시장이 진정으로 '자유'시장이어서 가격이 정확히 산정된다면 원자력 시설은 결코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막대한 위험이 있는 폐기물과 수천 년간 지속될 미래세대의 비용 부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위험 요인은 원자력 발전 사고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노심(원자로의 중심부)이 융해되고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한 비용은 1996년 물가로 계산하면 3580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여기에는 돈으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적 고통은 포함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여파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생성되었다. 하지만 산업 '전문가들은 끝내 "체르노빌과 같은 대규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라고 대중들을 안심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소규모의 방사능 유출과 다른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중들의 의심은 크게 줄어들었다.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고, 안전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에서 대규모 노심 융해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과 일본을 포함한 몇몇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모여 현존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쇄하는 정책을 승인했다. 그렇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그랬듯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도 '깨끗하고 풍부하고 값싼 원자력 발전의 꿈을 종식시키지는 못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원자력 산업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났던 것과 같은 대규모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라며 다시 사람들을 설득하려 할 것이다. 현재 가동 중에 있는 437개의 발전소와 건설 중에 있는 64개의 발전소를 생각하면 이러한 설득은 허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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