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저 다른 사람이 계속 말하도록 만든다. 말하고 또 말하라고 은근히 부추기면서 자기 입은 꼭 다물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심리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기술한 그 진실을 숙지하고 있다. 어떤 말이건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말을 풀어놓게만 놔두면 그 사람은 자신의 진짜 감정이나 동기를 절대로 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하는 와중에도 자기를 꽁꽁 감추려 최대한 의식적인 노력은 할지라도 어떤 방식으로 건 그는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게 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또한 별 것 아닌 것처럼 슬쩍 흘린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강조했다. 무의식은 어떻게든 진짜 감정과 생각을 알린다. 그저 우리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듣고 더 나아가 그 말에 어떤 의미나 암시가 담겨 있을지 고민해가며..
자존감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갈등과 문제가 들어온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나면 세상 모든 것이 가시처럼 나를 찌르는 것 같다. 자기가 말하고 있는데 감히 졸았다는 이유로, 여자를 목 졸라 죽인 남자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그 정도 일에 그렇게까지 흥분할 리 없다.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열일곱 살 소년의 자존감이 높았다면 친구들에게 `나도 남자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주유소를 털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상대의 못마땅한 표정이나 기분 거슬리는 말 한마디에도 세상이 끝날 것처럼 괴롭고 온통 신경이 거기에만 쓰인다. 다른 사람이 별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도 숨은 속뜻이 있을 거라 몇 날 며칠 밤새워 고민하는 소위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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