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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행복은 말에 달렸다

핫24시시시 2021. 3. 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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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어디서 오셨어요?" "남편은 어떤 일을 하세요?" "여기 얼마나 계실 거예요?" "뉴욕에 무슨 일로 오셨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질문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얼마든지 이런 식으로 물어봐도 된다. 이중 재기 발랄하고 통찰력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고 그러다가 무언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내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끌어낼까? 전문가들의 대답을 들어보자. 게스트가 시우스 시티에서 왔다고 하면 그 사회자는 "와, 시우스 시티요!"라고 말한다. "자녀가 다섯이에요? 대단하십니다. 아이들 키우기 힘드시죠." 정도다. 이 진행자는 절대로 머리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누가 봐도 무의미한 질문에 진부한 코멘트이지만 이것들은 준비운동처럼 꼭 필요한 단계다. 그러다 서서히 대화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흥미로운 소재가 튀어나오고 그에 따라 재치 있는 반응이나 배꼽 잡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오직 말솜씨 하나로 엄청난 돈을 받는 최고의 방송인들조차 대단히 재미있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데 당신이 왜 꼭 그래야 하나? 왜 진부한 대화를 피하기만 해야 하나? 그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놔두라. 다음에 누군가를 소개받았는데 `말할 거리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는 그냥 위의 TV와 라디오 진행자들을 떠올려라. 일단 지극히 평범한 질문들로 상대방의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다. "존스 씨는 어디서 오셨어요?" "우리 도시에서 얼마나 머물 예정이세요?" "여기 날씨가 어떤 것 같으세요?" "가족이 있으세요?" "어떤 일 하세요?" 사실 이런 질문들은 듣는 사람에게는 원기 충전제다. 나에 대해서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렇게 하면 둘 사이의 어색한 기운은 사라지고 상대의 마음이 편해진다. 그 사람이 이야기하고 싶어 할 것 같은 주제를 미리 써서 찾을 필요도 없다. 당신은 곧바로 그 사람의 가장 잘 아는 부분, 그의 전공으로 들어갔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 대화의 불꽃을 지핀다거나 대화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거나 불꽃 튀는 대화란 표현이 있다. 이 표현들 또한 의미가 있다. 불을 지피듯이 대화를 서서히 지펴야 한다. 처음부터 활활 타오르는 불을 기대할 순 없다. 다만 불을 켤 성냥개비 하나는 있어야 한다. 또한 영어에서는 어색한 분위기를 푸는 첫 단계를 `얼음을 깬다`라고 표현한다.

얼음을 깨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고 힘도 든다. 대화란 이렇게 준비 운동 시간이 필요하다.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얼음을 깰까? 비행기나 버스, 기차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도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여행이 더 재미있어질 뿐만 아니라 잘하면 평생 친구를 만들 수도 있다. 대단히 고차원적이고 영리한 말을 생각해내려 애쓸 필요 없다. 그냥 약간의 관찰을 하고 약간의 질문만 하면 된다. 지금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코멘트 정도를 하면 된다. "이제 우리가 지하로 들어간 것 같네요." "와, 여기 덥네요.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질문하는 것도 좋다. 그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면 마음이 풀릴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대화를 열게 된다. 또, 그 사람은 당신에게 무언가 부탁을 들어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실례지만 지금 몇 시인가요?" "이 비행기가 캔자스시티에 몇 시에 도착하는지 아세요?" "리버사이드 버스가 여기도 오나요?" 이것이 바로 대화의 시작이다. 쉽다. 간단하다. 사람들이 첫마디를 잘 꺼내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이란 평판을 받고 싶은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재치 있는 이야기를 매 순간 생각해낸다거나 신기하고 대단한 경험을 나누어 줄 필요는 없다. 앞에 있는 사람이 입을 열어서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진정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꺼내도록 자극하면 당신은 곧바로 굉장히 말 잘하는 사람, 대화가 잘 되는 사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의 위치로 등극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말이 계속 이어지게 하면 당신에 대한 그의 호감도는 급상승하고 그 사람의 마음도 열려 당신이 이야기할 때 더욱 관심 있게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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