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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라

핫24시시시 2021. 3. 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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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또한 자신의 소망과 야망, 실망을 다른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지에서 돌아온 탐험가들은 하나같이 여행 중에 가장 그리웠던 것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였다고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이란 어떤 이유에서건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없을 때 마음속에 쌓이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공유할 수 없을 때 불행과 고독이 극대화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대화를 시작하는 것, 특히 처음 보는 사람과 말을 트는데 굉장히 미숙하다.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 있고 할 말도 머릿속에 맴돌지만 그것을 어떻게 어색하지 않게 전달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제까지 관찰과 경험을 통해 그렇게 뜬금없이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을 붙이고 싶다는 이유로 뻔한 말을 늘어놓게 될까 봐 두렵다. "하늘을 보니까 비가 올 것 같네요." 이렇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진부한 문장을 내뱉어서 고루하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비취지는 것도 싫다.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들이 대화에 자신 없어하는 이유는 그들이 너무 시시하거나 진부한 이야기를 하거나, 진실해 보이지 않거나, 상대방이 전혀 관심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마음속 브레이크만 풀면 된다. 그때부터는 말이 술술 나온다. 대화가 꽃피고 모임은 생기에 넘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유어 라이프`의 자유기고가인 존 D. 머피는 `완벽하려는 노력은 이제 그만` 이란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매 순간 재기가 번득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황에 딱 들어맞는 재치 있는 경구나 문학적인 표현들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머리에서 톡톡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그런 것들은 우리가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나 자신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러스킨은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노력하지 않았을 때 가장 좋은 글이 나왔다고 말한다. 헨리 제임스는 언젠가 친구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썼다.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네. 그런데 입을 열고 말을 하기 전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찌 아는가? 우리 대부분은 완벽하려는 너무나 잘못된 기대를 갖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진부한 글쓰기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단 썼다. 집에 있는 고전 문한 한 권을 집어들어 보자. 분명 진부하고 관습적인 문장과 내용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지난주 나는 말을 잘하기로 유명한 텔레비전 사회자 세 명이 하는 말들을 일부러 노트에 적어보았다. 그들인 이런 말들을 했다. "정말요?" "설마요." "아, 그렇구나. 대단하네요." "그러세요.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대화라고 해도 그중50퍼센트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진부한 멘트일 뿐이다.

특히 처음 얼마 동안은 거의 그렇다. 이렇게 `워밍업` 단계가 끝나면 우리 두뇌가 돌아가고 대화는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진짜 핵심적인 대화가 이루어진다. 물론 사람들이 `지금부터는 진짜 의미 있는 대화로 들어가야지.`라고 의식하지 않는 조건에서다.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상식적인 광부라면 24K의 순금을 함유한 광석이 아니라고 해서 부끄러워하면서 버리진 않을 것이다. 불순물이 다소 포함된 돌과 흙을 캐내지 않고서는 절대로 좋은 광맥에 닿을 수 없다. 일상적인 대화가 대단히 재미날 필요도 없다. 우리 모두가 사실 진부하고 지루한 사람들 아닌가? `평범한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이 재기 발랄하거나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평범한 대화는 대화라는 바퀴가 굴러가는 데는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다. 그러니 뻔하고 재미없는 말을 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만 멈추면 당신 또한 처음 보는 사람과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얼마든지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너무 말을 잘해야 한다고, 말 잘하고 재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고 의식하지만 않으면 된다. 주제를 어떻게 발전시킬까? `워밍업` 단계를 거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처음부터 대화가 뜨거워지는 기대는 하지 말라. 앞서 말한 TV 진행자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대화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풀어지게 한다. 그들은 상대가 워밍업이 되기 전까지는 핵심적인 이야기를 억지스럽게 끌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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