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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세계화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

핫24시시시 2021. 3. 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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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규모의 경제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 놓인 진실은 우리가 엄청난 낭비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미국 동 해안에서 잡힌 참치는 일본에 항공편으로 수송된 후 가공된다. 그런 다음 다시 미국으로 운송되어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영국에서 재배된 사과도 남아프리카로 운송되어 광택 처리를 거친 후 영국으로 다시 넘어와 판매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뒤따른다.
-잭 골드스미스(영국의 환경운동가)

경제의 세계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비문화에 내재하는 쓰레기와 과잉 생산, 도시화로 귀결되는 자원의 사용이 증가한 때문이다. 더불어 재화는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긴 여행을 한다는, 세계화의 기본적인 논리도 영향을 준다. 이는 특히 식품과 농업 분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식품 생산뿐 아니라 식품을 전 세계로 운송하는 데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낭비된다. 식품이 수송물자의 20퍼센트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는 1파운드(약 0.45킬로그램)의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1500마일(약 2400킬로미터)을 여행해야 한다. 그 결과로 매년 2억 4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러한 식품 수송으로 사람들은 인근 지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과일과 채소, 다른 음식까지 소비할 수 있다. 물론 인근 지역에서 키울 수 없는 식품을 소비하는 권리가 문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식품 무역의 대부분이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막대한 양의 식품을 수입하는 나라들이 실은 그 식품을 자국에서도 풍족하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이 우유, 쇠고기, 감자, 빵, 달걀 등 주요 식품들을 매년 수십만 톤씩 수입한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거의 동일한 식품과 수량을 수출한다. 예를 들어 영국은 매년 1만 5000톤의 와플을 수입하면서 수출한다. 또한 호주와는 매년 20톤의 생수를 교환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식품들조차 먼 거리를 거쳐서 온다. 예를 들면 스코틀랜드 산() 새우는 중국으로 선적돼 거기서 껍질을 벗긴 후 다시 스코틀랜드로 되돌아온 후 빵가루를 입혀서 판매된다. 대서양에서 영국 어선에 잡힌 해덕(대구와 비슷한 작은 고기)은 폴란드로 가서 가공된 후 영국으로 되돌아와 판매된다. 웨일스 산 새조개는 네덜란드로 가서 소금에 절여진 후 캔으로 만들어지고, 그런 후에 영국의 슈퍼마켓 판매대에 오른다.
이와 같은 사례는 글로벌 경제의 '게임의 법칙'에서 비롯된 결과다. 즉 기업들이 자신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유리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진출해 임금의 차이, 통화 가치의 변동, 보조금, 투기적 거품 등을 활용해 이윤을 얻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논리적이고 낭비적인 시스템은 물론 식품에만 해당되지않는다. 모든 종류의 천연자원과 소비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탄소배출이 늘어나면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이 같은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을 토지에서 몰아낸 것이 모든 실업의 원인이다. 빈민가가 생기거나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것도 토지로부터 몰아냈기 때문이다. 땅에서 일해온 사람들을 일회용 취급을 한 것이 인간성 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어떠한 인권단체도 이 점에 주목하지 않는다. 10만 명이 넘는 인도 농민들이 자살한 근본 원인이 이것인데도 말이다.

-반다나 시바(인도의 환경운동가, 지구 민주주의 설립자)

일반적인 믿음과 반대되지만 글로벌 경제의 성장은 사실 고용 안정성을 악화시키고 실업을 늘린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만 해도 3000만 명이 넘는 일자리를 앗아갔지 않은가. 이는 경제 기능의 일시적인 마비 때문이 아니다. 호황과 불황 같은 경기순환은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 다시 말해 한정된 자원을 가진 지구 상에서는 경제성장이 끝없이 지속될 수 없다는 의미다.
불황이 아닐 때에도 사람들은 기업 합병과 인수, 저임금 국가로의 공장 이전 등으로 끝없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이 더 많은 보조금을 주고 비용이 덜 드는 곳을 찾아 세계를 헤매고 다니면, 그에 따라 일자리와 가족 역시 옮겨 다닌다. 이는 특히 미국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보통의 미국인들은 일생 동안 11번 이사를 다닌다. 그러면서 친척과 이웃, 친구들과 연락을 끊는 게 태반이다. 또한 대부분의 가정은 경제적 압박이 심해질수록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빼앗긴다. 은퇴한다고 해도 나아질 게 별로 없다. 연금부터가 통제할 수 없는 투기의 손아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생계가 위협받는 것은 서구만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일자리를 찾고 유지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 첫 번째 희생자들은 소농이다. 라다크처럼 여전히 지 역경제 시스템이 부분적으로나마 작동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조차 농민들은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편입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외국의 원조와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농업은 지역의 요구를 위한 생산에서 수출용 생산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가면 끝내는 단일작물 재배 시스템으로 변하게 되고, 농업 및 경제의 불안정성이 초래된다. 이는 농산물을 세계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지역 농민과 그들이 지지하는 농업 공동체는 이제 생존하기 위해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개발도상국의 모든 공동체는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유럽의 불황이나 아시아의 예상치 못한 풍작-에 의해서도 쉽게 파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세계의 농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수출품을 서구인들이 사게끔 해야 한다. 이를 진보라고 일컫지만 실상 잘못된 주장이다. 농민은 결국 생산 요소를 판매하고 자신들의 생산물을 사가는 거대 기업에게 착취당하기 때문에 자신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소득원이 없기에 농민들은 결국 대대로 살아온 집과 지역을 떠나 개발도상국의 빈민가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 거기서 그들은 공동체도 없이, 토지와의 연결점도 없이, 안전하고 질 좋은 식량도 없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지내게 된다. 그들이 쓰레기를 뒤져 팔아서 하루에 50센트(약 600원)를 벌어도 GDP는 늘어난다. 그게 통계적으로 경제적 진보로 기록되는 것이다. 그나마 '운 좋은' 사람들도 거대한 저임금 노동력 집단의 일원이 되어 다국적 기업의 하청 지역이나 노동 착취 현장에서 힘든 노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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