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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핫24시시시 2021. 3. 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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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영국이 인도에서 했던 방식을 미국에도 적용했다면 미국 역시 인도처럼 빈곤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을 것이다. 대영제국에 값싼 원료를 제공하는 주요 공급처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와 달리 미국은 프랑스의 도움을 받아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링컨 대통령은 보호주의와 자유무역의 본질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해외 제품을 사면 물건은 우리가 갖지만 돈은 외국인이 가져간다. 하지만 국내 제품을 사면 물건과 돈 모두 우리가 갖는다"라고 했다.
머리 좋은 학생처럼 미국은 경제적 강대국이 되는 방법을 잘 알았다. 기초 산업을 지원하고 보호하면서 군사력을 키우는 것. 게다가 이 어린 학생은 선생보다 보호주의를 더 잘 실행했다. 18세기 후반부터는 대가()에게서 배운 그대로 영국의 철강제품에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반면 자국 제철산업은 해군과의 후한 계약을 통해 지원했다. 정부가 나서서 정부 재원으로 미국 산 철강을 이용해 척도와 고속도로 등의 인프라를 건설하고 자동차와 항공우주 산업에도 사용했으며, 군비로 위장해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직물에도 같은 방식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해 영국 및 다른 나라의 값싼 생산품을 내쫓았고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 미국은 영국과 같은 식민지는 없었지만 대신 노예제가 있었다. 이를 통해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남미에 관한 정책은 영국의 식민지 지배와 동일한 결과를 불러왔다. 남미 같은 경우는 미국에 저렴한 원료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식민지'라고 불러도 되었다. 값싼 원재료 공급지가 경제발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영국이 인도에서 했던 것처럼, 미국도 남미 국가들이 산업을 발전시키는 걸 방해하고 미국에 보완적인 산업만을 하도록 유도했다.
시기가 무르익자 미국도 영국처럼 '자유시장'을 도입했다. 미국의 제품들이 20세기 후반의 '평평한 운동장' 위에서 무역장벽 없이 자유롭게 유입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했다. 하긴 이에 대해 영국의 정치인 헨리 클레이는 대단히 솔직하게 "자유무역이란 모든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독점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다른 국가의 제품은 막고"라고 말했다. 이 인용문은 강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서 나온 '평평한 운동장'과 '자유시장'에 관한 영원한 선전문을 잠재울 것이다.
미국은 당시 관세를 15~100퍼센트 넘게 부과하는 등 역사적으로 가장 보호주의적인 국가였다. 섬유와 철강재뿐 아니라 양모나 유리 대마 등 수많은 제품에 과징금도 부과했다. 물론 그때도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유시장을 주장하곤 했다. 하지만 20세기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이 '자유무역' 정책을 실제로 시작한 때는 20세기 후반이었다. 보호주의는 아주 미국적인데, 특히 공화당이 집권할 때 그렇다. 미국은 2005년 자국의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 대미 섬유 수출품을 자율 규제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물론 이는 WTO의 자유무역 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다. 2003년에는 부시 대통령이 철강 수입품에 관세를 30퍼센트 부과하고 농업 보조금을 80퍼센트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역시 자유시장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본인들은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이 그렇게 하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라면서 자국 내 해외 경쟁 상품에 무자비할 정도로 반덤핑 관세를 매긴다.
보호주의 관행의 또 다른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을 들 수 있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상태에서 일본은 가전 및 컴퓨터와 같은 특정 제조업에 보조금을 주고 원치 않는 해외 경쟁 제품은 쫓아내는 정책으로 한 세대 만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즉 평생 고용으로 널리 알려진 삶 기반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포함해 정부의 선체적 개입 정책과 단계별로 추진된 산업 간 협력 덕분이었다. 본본 또한 '식민지'를 개발했는데 착취보다는 동반 발전 방식이었다. 저급 기술은 이전해주고 자국은 첨단기술에 집중하는 식이었다. 성공적인 전략이긴 했지만 '자유시장' 교리에는 위배되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을 모방하면서 성장했다.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이 그렇다. 모두 핵심 산업을 보호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성공 요인이었다. 자유시장의 교리는 없었다. 20세기 후반부터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대단히 폐쇄적이고 보호무역주의며 정부 개입이 아주 심한 비민주적 사회인데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결국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적절한 보조금 지원을 포함해서 국가 주도적 산업 정책과 핵심 산업의 보호주의가 경제발전의 요체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자유시장 교리는 발전한 나라들이 덜 발전한 나라들로 하여금 뒤따라오지 못하도록, 그래서 경쟁자가 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불순한 전략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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