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은 의미를 공유하는 것으로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간이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또한 상호작용의 혼돈과 무질서를 없애 주고 모든 거래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인간 세계를 유용하게 만들어준다. 가족생활 속에서도 의사소통은 가족 상호작용의 중요한 매체로 기능한다. 대부분의 가족원들은 그 가족만의 특별한 의사소통을 위한 상호작용을 하며 가족체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간다. 의사소통은 가족환경에 영향을 주고받는, 가족체계 유지에 순환적 인과성을 지닌 구성 요소이다. 본 장에서는 가족을 역동하는 커다란 상호작용 체계로 보고, 의사소통과 가족 상호작용의 상호 관련성을 제반 요소들과 관련하여 다루어 보고자 한다. 가족체계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확인해 보고 의사소통의 일반적 특성, 즉 의사소통의 다양한 형태,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가족규칙과 의사소통 행위 간의 조절과 통제, 가족관계 향상을 위한 바람직한 의사소통 전략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따라서 의사소통이 가족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가족관계가 의사소통 행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바람직하고 풍요로운 의사소통은 건강하게 기능하는 가족의 상징적 모습으로 여겨왔다. 현대인들은 가족의 정서적 기능을 크게 부각함에 따라 가족원들이 역할과 의무만을 수행하는 도구적 차원의 상호작용보다 애정과 친밀감을 나누는 관계적 차원의 상호작용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는 대처능력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가족의 역할들은 가족원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즉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으며, 논의와 타협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의사소통 행위'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가족은 의사 소통에 의해 유지· 발전되는 공동체 집단으로서, 의사소통을 매우 중요한 상호작용 매체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가족원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의 교환 방식은 가족관계의 형태와 내용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Galvin & Brommel, 1986). 즉 의사소통 방식은 가족원들의 인간관계의 특징을 말해주며 가족관계의 '질'을 결정해 준다. 이처럼 '의사소통'과 '가족생활' 은 긴밀한 상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가족생활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많은 연구가 입중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가족의 중요한 촉진 요소로 의사소통을 제안하고 있으며(최선희, 1999), 그 밖에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개방적 일수록 청소년 자녀는 스트레스를 적게 인식한다(김오남·김경신, 1994; 백양희 최외선, 1997), 청소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의사소통이 폐쇄적 일수록 가정에 대한 불만이 많고 가출 등 비행이 증가한다(최규련, 1996), 의사소통의 기술과 갈등 해결 능력이 있는 부부는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한다(Rice, 1990), 갈등 해결 방법이 부부의 심리 · 정서적 측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정현숙· 서동인, 1994; 유은희, 1994), 부부관계에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의사소통은 갈등을 증폭시키고 심한 경우 폭력, 이혼에 이르는 역기능을 초래한다(김득성· 김정옥. 송정아, 2000; 최선희· 장신재, 2002),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부부들은 불만족하는 부부들보다 서로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하며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Schaap, Buunk & Kerkstra, 1988) 등의 연구가 있다.
현대의 가족은 보다 개방되고 일치된 의사소통 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가족은 애정을 표현하는 일, 격려하는 일, 자기주장을 하는 일 그밖에 협상, 조정, 타협하는 일 등에 있어서 미숙한 면들을 가지고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은 의견 차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성숙한 태도를 갖지 않은 데서 기인하는 것이 많다. 특히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사고와 감정 그리고 행동 간에 일치하지 않는 대화방식으로 역기능적인 의사소통이 굳어짐에 따라 결국 가족관계에 극심한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족 안에서 성, 연령, 능력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격려하는 바람직한 의사소통 문화가 잘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유영주, 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