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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화해하기

핫24시시시 2021. 2. 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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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족관계에서 갈등이나 복합적 감정, 또는 밀착관계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갈등이 심해지고 지속될 때, 양가감정이 강해질 때, 또는 관계가 모두 단절될 때, 가족치료는 화해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앤더슨 등(Anderson, Hogue, & McCarthy, 1995)에 의하면, 화해의 가능성은 불화의 심각성보다는 화해하려는 의지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화해는 조급한 평화가 아니다. 그보다는 상호관계의 재설정 과정이다. 서로 상대를 진지하게 수용하고 규칙 위반을 인정하며, 이러한 인식 위에서 상대의 고통을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화해는 잘못을 바로잡는 것 그 이상이며,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깊은 신뢰와 헌신에 도달하도록 도와준다. 월시(2002)에 의하면, 화해의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첫째, 화해를 추구하는 과정에는 분노와 실망을 표현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포함된다.
둘째, 이질적인 부분을 전체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해의 과정에는 둘이나 그 이상의 이견과 경험을 좀더 큰 전체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포함된다. 그 전체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면서도 가혹한 아버지가 있을 수 있고, 로맨틱한 관계가 격렬하여 파괴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 다가가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화해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 작업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상처를 경험하고 변화되지 않을 위험과,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경험할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관대함에서 얻는 것이 있으며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수용의 폭을 넓히고 인생을 포용하고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용서와 기억이 필요하다. 용서는 잘못한 사람이 그 부당함과 그로 인해 상처를 입힌 책임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때 가능하다. 또한 용서는 잘못한 사람으로 하여금 앞으로 성실한 태도로 과거의 잘못을 보상하도록 허용할 때 일어난다. 용서에는 필수적으로 관계의 변화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용서한다는 것은 반드시 모든 행위를 잊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뢰는 가족 성원들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과거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자 노력할 때 최선의 신뢰회복이 가능하다. 다시는 그런 손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새로운 관계가 정립되어야 한다.


다섯째, 상처의 치유와 화해를 위해 의식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 상처를 입은 후 의미 있는 의식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긴장된 관계를 치유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의식은 중요한 사건을 구성하고 연속성과 변화를 증진시키는 가치가 있다. 휴일, 생일축하, 의례, 결혼, 기념일, 장례의식 등은 그 형태와 상징적 의미는 다양하지만, 모든 문화에서 중요하다(Imber-Black et al., 1988). 세속적이든 신성하든지 간에, 의식과 예식은 초월성과 연속성을 제공한다. 의식은 가족과 지역사회 연대감을 강화함으로써 생활의 변화가 활성화되도록 돕는다.
여섯째, 시간은 오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갖게 된 삶의 경험과 지혜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변화시킬 수 있고 또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인생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함에 따라, 과거의 기억과 사건 및 관계에 대한 느낌은 변화된다. 청소년기의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존재했던 자율성과 통제의 갈등은 아들이 중년기에 접어들어 자기 정체성이 안정되면 더 이상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과거에 힘들었던 사건의 영향도 지속적인 경험에 의해 변화된다. 이렇게 성인의 발달에도 세대 간 오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제시되고 있다. 화해가 일어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녀가 부모기로 접어들어 자기 자녀의 양육을 경험하고 부모를 이해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사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 부모세대로부터 배우고 감사해야 할 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또한 말기에 이른 질병이나 상실의 위협감은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고 너무 늦기 전에 관계를 개선해 보려는 바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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