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세대과정의 보존

세대에 걸쳐 전달되는 것들 중에는 바람직한 것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한 가족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가족의 의미, 목표,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심오한 가치, 목적, 정서, 그리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된다. 이들은 서로를 믿고, 사랑하고, 친하게 지내며, 사회에 봉사하고, 상대방을 지지하며,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고 실천한다. 또한 노약자와 장애 인을 돌보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기쁨임을 깨닫기도 한다.
가족학자들의 한 가지 임무는 바람직한 세대 간의 유대와 세대 간 전달을 활용하여 가족의 건강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건강한 세대 과정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건강한 생활양식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인생관 확립, 가족의례에의 의도적인 참여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가족의 건강한 전통, 신념, 규칙, 그리고 관계 맺는 양식을 창출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건강한 가정생활 양식을 유지하고 창출할 수 있다. 세대 간에 정서적 거리감을 유지하는 가족은 세대 간 전달이 감소되지만, 세대 간의 정서적 친밀성이 높은 가족은 세대 간 전달이 중가 한다.

산업화, 도시화, 정보화 사회로의 변천과정을 겪으면서 한국 가족은 그 구조나 기능 및 세대과정 등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와 같은 과도기에 있는 한국 가족은 어떠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꾀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전통만을 존중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이상화된 가족의 이미지를 유보하고, 현재 우리 시대의 가족과 세대가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변화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야 한다. 가족은 완전한 것도 고정 불변한 것도 아니며, 가족 성원에 의해서만 성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제도도 아니라는 인식 또한 필요하다.

과거에는 친족집단이 가족관계의 질을 높이거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재 역할을 맡았으나, 오늘날에는 친족 유대의 약화로 인하여 과거와 같이 친족에 의한 완충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면 과거의 친족 집단을 대신해 줄 완충 집단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세대 간의 갈등을 넘어서 세대 간의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유대 강화, 전문가 집단의 육성 및 이웃과 지역사회에서의 통합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그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