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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세대간 전달

핫24시시시 2021. 2.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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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전달이란 행동하고, 느끼고, 관계 맺고, 현실을 규정하고, 친근감이나 거리감에 대처하는 양식 등이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과정을 말한다. 가족은 그들의 생활양식을 새로운 세대에 전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세대 간 전달은 정치이념, 직업, 여가활용에 대한 관심, 그리고 사회계층 행동과 같은 것들보다는 애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 등에서 더 많이 이루어진다(Troll & Bengston, 1979).
세대간세대 간 전달의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면, 가족이 친절하고 애정적이고 동정적이며 친근하고 이해심 많고 편안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경우, 이러한 패턴은 자녀세대에 이어진다. 또한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가족이 서로 조화롭게 상호작용하고 창의적이며 인간적인 방식으로 대처할 경우 이러한 패턴 역시 부모세대에서 자녀세대로 전달된다. 그리고 자녀들이 목표를 성취하고 타인과 친밀하며 아름답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대 간 전달이란 행동하고, 느끼고, 관계 맺고, 현실을 규정하고, 친근감이나 거리가 인간관계를 맺도록 촉진하고, 원만하고 창의적이며 건설적이고 풍요로운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다.
반면에 세대간 전달의 부정적 측면을 살펴보면, 가족이 폭력적인 성향의 전통을 가진 경우, 이것 역시 부모에서 자녀세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에 대한 폭력, 착취, 차별, 편견, 증오, 복수심, 그리고 적대감 등의 부정적인 양상들이 가족 안에서 일어나고, 흔히 이러한 것들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개별 가족원이 가족의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가족이 인간의 성장, 친밀감, 그리고 유대감이라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정서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이러한 정서가 가족 속에서 유지되도록 기대되기 때문에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부정적인 측면들이 은폐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족 내부의 부정적인 부분들을 허용하고, 보호하고, 은닉하며, 유지시키는 경향이 있다.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것들의 대부분이 가정의 사생활로 취급되어 은폐된다는 사실은 인간 경험의 불행한 부분들이 외부의 관찰자에게는 거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Burr et al., 1993).
그밖에 가족 내에서는 재산이나 지위, 관습, 습관 또는 신체적 특성 등에서도 세대 간 전달이 이루어진다. 가족에서 세대 간 전달이나 전수가 발생할 때, 개인과 국가는 물품을 후손에게 양도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며, 다른 수혜자를 지정할 경우에는 의문을 가지며 강력하게 정당화시킬 때나 받아들여진다. 자녀들이 '정상적'이며 '적절한' 상속인이라는 것을 확신하므로, 자기 재산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자녀를 그르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사실상 재산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남길 수 있는 완벽한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90%의 유언자가 배우자와 아들, 딸에게만 유산을 상속한다(Delphy & Leonard, 1992; 손승영 외 역, 1995)고 한다.
델피와 레오날드(Delphy & Leonard, 1992)의 지적에 따르면, 오늘날 학력에 기반을 둔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지위들이 자질 외에도, 부와 친척 위주의 연줄에 기인하고 있다. 아버지의 실제 지위나 직업을 아들에게 전수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아들이 부모와 비슷한 수준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부모와 유사한 사회경제적 지위나 계급을 전달하기도 한다.
결혼의 질에 있어서 세대간 전달이 일어난다는 증거들이 이혼 양식을 연구한 자료들에서 살펴볼 수 있다. 랜디스(Landis, 1956)는 1950년대 캘리포니아 대학생 1,977명에 대해 가족의 이혼 유형을 분석하였는데, 조부모가 이혼한 가족에서 부모의 이혼 비율이 통계적으로 높은 것을 발견하였다(Burr et al,, 1993). 이는 사람들이 그들의 가족 배경에 의해 조건화되며, 결혼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한 가정에서 양육된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성공적인 가족생활의 예를 보여줄 수 있음을 예측 가능하게 한다.

세대간 전달을 살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제는 가정폭력이다. 어떤 사람이 신체적으로 폭력적일 것인지 아닌지 여부는 부모세대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 행동으로 가장 잘 예측될 수 있다. 아내를 구타하는 남편들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어려서부터 폭력가정이나 붕괴된 가정에서 성장해온 남편이 50~80%가 되며, 아버지가 폭력적이고 어머니가 수동적인 가정 분위기에서 자라온 남성들과 여성과의 동등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격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어 잔인하고 가학적인 사람들 중에서 구타자가 많았다(김광일, 1988). 김재엽(1995)의 조사에서는 어릴 때 아버지한테 맞은 경험이 있는 성인 남자의 69.5%가 자식을 때린 적이 있지만, 아버지에게 맞은 적이 없는 성인 남자 가운데 자식을 때린 경험이 있는 경우는 44.4%로 나타났다. 어머니한테 맞은 경험이 있는 성인 남자의 74.1%가 자식에게 신체적 폭력을 휘두른 경우에 비해, 그렇지 않은 성인 남자의 경우는 48.6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어릴 때 부모에게 맞고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식을 자주 때리는 것으로, 가정폭력이 세대 간 전달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족의 정신건강 상태도 세대간 전달이 이루어진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다세대 전수과정(multigenerational transmission process)은 여러 세대를 거친 가족의 정서적 과정의 전달을 기술하는 것으로, 정서적인 문제가 개인을 넘어서 가족뿐 아니라 여러 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족원 한 개인의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성의 결과이고, 이는 또한 그 부모와 조부모의 관계성의 결과로 수세대로 거슬러 이어지는 것이다.
다세대 전수과정은 비슷한 분화 정도의 배우자를 선택함으로써, 그리고 자녀에게 낮은 분화를 가져오게 하는 가족 투사 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모든 가족원이 행위자이자 반응자인 다세대적 연쇄의 결과로 여겨진다. 이를테면, 보웬은 정신분열증 중세가 있는 자녀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3세대가 관련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최소한 3세대의 상호 관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임을 강조(송정아· 최규련, 1997) 하였다.

이처럼 가족 내에서 세대간세대 간 전달이 일어나는 상황은 주로 이혼, 가정폭력, 혹은 정신병리적 현상과 같은 문제들이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세대 간 전달은 가족원들 간의 건강하고 건설적이며, 바람직한 관계성 측면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족 내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 유형,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분노조절 방식, 감사와 애정표현 방식, 정서적 친밀감과 대인관계 관리 방법 등이 세대에 걸쳐 전달된다. 또한 보웬 이론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개인의 정서·지적 분화를 통한 성숙은 세대를 걸쳐서 환경의 조건에 따라 유전· 투사될 수 있는 것이며, 가족체계에 대한 다양한 수준과 지적·정서적 관리체계가 적당히 분화되어 건강한 가족체계가 될 수 있다.

동맹 (alliance)이라는 용어는 가족체계의 하위체계들간의 연결과 경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둘 또는 그 이상의 가족 성원이 비정상적으로 가까워져서 가족 내의 한 단위로서 결합될 때 동맹이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동맹은 가족체계의 기존 경계를 변화시킨다.
동맹을 형성할 때에는 그 동맹 내에 있는 사람들간의 경계는 좀 더 투과적이 되고, 다른 가족 성원들과의 경계는 경직된다(Burr et al., 1993). 리쯔(Theodore Lidz, 1957)는 가족학 선구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1950년대의 주요한 연구결과들을 이루어냈다. 그는 가족체계에 있어서 세대 내의 동맹은 긍정적이지만 세대 간 동맹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기능적 가족에서, 구성원들은 관심 공유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다양한 동맹을 맺는다. 가족 내의 중요하고 건강한 동맹 중의 하나는 자녀를 양육할 때 부모가 형성하는 부모동맹이다. 이것은 자녀에 대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부부끼리 동맹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 간의 이상적인 동맹은 가족 내에서 부부가 부모로서의 책임을 맡고 있으며, 자녀들에 대한 한계와 지침을 설정한다. 부모 동맹이 건강할 때에는 부모 간에 강한 정서적 유대와 통합이 존재하며, 자녀들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서로 지지적이고 협조하게 된다. 이처럼 부모가 모두 있는 가족에서, 명확한 세대 간 경계를 가진 부모 간의 강한 제휴가 중요하긴 하지만 문화에 따라 선호도가 다양하므로 각 문화의 특수성이 탐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라틴가족에서 부모 자녀 관계는 지배적 관계로서 부부관계에 우선한다(Falicov, 1995). 우리 사회에서도 가족에서 부자관계를 부부관계보다 우선시하는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역기능적 가족에서, 세대간 동맹과 분열(splits)은 불규칙적으로 동요하거나 완고해진다. 가족 위기 시에 큰 혼란은 갈등, 속죄양, 단절을 촉진시킨다. 가족이 병리적인 동맹을 형성하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아주 흔한 예는 부부간에 해결되지 않은 갈등 혹은 긴장이 있을 때 부모 중 한 사람이 자녀와 동맹을 형성하는 것이다. 부모 중 한 명이 알코올 중독자인 경우 나머지 한 부모가 자녀 중 한 명에게서 위안과 동료의식을 얻는 것은 세대 간 동맹의 전형적인 예이다.
삼각화(triangulation: Bowen, 1978; Minuchin, 1974)에서, 부부는 부부 사이의 긴장을 피하기 위해서 제삼자(전형 적으로 자녀)를 끌어들인다. 두 사람은 제삼자를 걱정하거나 그에 대항하여 함께 결속한다. 세대간 위계는 한 부모가 또 다른 부모에게 대항하여 자녀와 결속할 때 혼란스러워진다(Haley, 1976). 자녀들은 충성이나 부모의 권력투쟁에 끌어들여지거나, 전쟁 중인 부모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끌려 다닌다(Walsh, 1998a). 이러한 세대 간 동맹은 자녀를 어떤 의미에서 다른 두 세대에 동시에 소속하게 만들어, 가족 내에서 그들의 위치를 애매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대 간 동맹은 종종 부모, 장남이나 장녀, 그리고 때로는 다른 자녀들에게까지도 감정적이고 대인관계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가족체계 안에서 세대간에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데, 그 경계가 상대적으로 명료할 경우 부모와 자녀가 건강하게 발달하는 데 반해, 세대 간에 동맹과 연합이 일어나는 경우 부모와 자녀들에게 정서적·대인관계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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