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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

세대간 경계

핫24시시시 2021. 2. 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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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있어서 세대란 부모와 자녀를 연결하는 고리이다. 하지만 세대란 용어에는 부모-자녀 이외에 그 이상의 의미인 조부모, 형제자매, 사촌 등 친척들과의 유대를 포함하기도 한다. 가족에서는 세대 과정을 통해 가족의 전통이나 감정, 가치관 및 가족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등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Burr, Day, & Bahr, 1993;최연실 외 역, 1995). 따라서 세대 과정은 전통, 양식, 감정, 가치관, 그리고 각각의 가족에 있어서 유산이 되면서 그 가족의 생활양식을 결정하는 관계 방식 등에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버어와 동료들(Burr et al., 1993)은 세대 과정이 유아기나 아동기와 같이 삶의 가장 초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영속적이며,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점과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가족관계에서 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가족에서는 세대를 통해 생물학적인 영향력이 전달된다는 점에서 인간발달과 가족 과정에 중요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세대 과정은 여러 가지 경로로 가족원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데, 건강한 세대 과정은 가족원 간에 결속력, 친밀감, 자아정체감을 제공하는 등 생산적인 결과를 창출하며 애정, 사랑, 그리고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삶의 의미와 목적의식을 갖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병리적인 세대 과정은 가족관계를 왜곡시키고 폭력이나 학대 등을 통하여 가족원들에게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미쳐,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결혼 관계와 가족관계를 파괴하며 가족원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가족 내부에서의 세대와 관련하여, 세대과정에 있어서 세대 간 경계, 세대 간 전달, 세대 간 동맹, 세대 간 갈등, 세대 간 통합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체계에서 경계란 체계의 부분들 사이 또는 체계와 환경 사이에 있는 물리적·정신적 · 감정적 장벽을 일컫는다(Burr et al., 1993). 가족에서 세대 간 경계란 부모와 자녀의 권리와 의무를 분화시키는 규칙들이며, 이러한 세대 간 경계는 가족의 위계구조를 유지시킨다. 가족에서 누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규칙인 세대간 경계는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강화하며, 체계의 분화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Minuchin, 1974). 가족이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위 체계의 경계선이 분명해야 한다. 미누친(Minuchin)은 경계선의 명확성이 가족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유용한 척도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모든 가족들이 밀착된 경계선과 분리된 경계선을 양극으로 하는 연속선상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다고 보았다.
하위 체계 간의 경계선 종류를 살펴보면, 명확한 경계선(clear boundary)은 하위 체계들 사이에 이상적인 경계로 안정되고 융통성 있는 특성을 지닌다. 경계가 명확한 가족체계에서 가족 성원들은 서로 지지하며 상호 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경직된(유리된, 분리된) 경계선(rigid boundary)은 체계들 간의 관계가 경직된 상태로 경계가 지나치게 분명해서 상호교류를 하지 않는 상태이다. 이러한 가족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가족이 보호 기능을 수행하기 힘들다. 밀착된(애매한) 경계선(diffuse boundary)은 가족구조에서 가족 성원들 사이의 경계선이 대체로 미분화되어 있고 침투가 잘 되며 유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하위 체계의 자율성이 방해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인 대화가 어려우며, 한 가족 성원의 행동은 즉각적으로 다른 가족 성원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가족에서 경계와 하위체계의 명료성, 특히 성인 보호자와 아동 사이의 경계는 가족 내 어떤 하위 체계보다 더 중요하다. 가족체계 안에서 통솔력, 책임감, 지지, 그리고 정서적 느낌 등에 대해 세대 간에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유용하다. 그 경계가 명료할 경우 부모와 자녀가 건강하게 발달하는 데 반해, 세대 간에 동맹과 연합이 일어나는 경우 부모와 자녀들에게 정서적, 대인관계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Bur et al,, 1993),
기능적 가족은 가족구성원들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에 있어 이러한 세대 간 경계는 개인의 정체성과 자율적 기능을 향상해 가족 구성원의 독립성을 유지한다. 한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부부라 할지라도 부인의 욕구는 남편의 욕구와 다를 수 있다. 또한 아무리 부모라 할지라도 10대 청소년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자녀나 원가족으로부터의 경계는 자녀나 원가족이 부부관계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호한다. 그러나 부부가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임할 때에 부모와 자녀 간의 명확한 경계는 부모의 리더십과 권위를 강화하며, 자녀양육 및 훈육과 관계된 것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잘 기능하는 가족에서 구성원들은 명확한 경계를 존중하고 차이를 수용하는 능력이 있으며, 자신들의 사고, 감정, 행동에 책임을 지며,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자질과 주관적 관점을 존중한다. 그리고 높은 친밀감은 분리, 차이, 자율성을 인내하고 장려하는 능력을 고양시킨다(Whitaker & Keith, 1981). 그러나 기능적 가족에서 가족원의 자율성을 가족 성원들이 서로 만나는 것을 피한다든지 정서적인 거리를 두려고 한다든지, 상호 독립적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동들이나 이탈과 혼돈해서는 안 된다.
잘 분화된 정체성과 자율성의 발달은 유능감에 매우 중요한데, 전통적인 아동발달이론에서는 건강한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분리와 개별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모(특히 어머니)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친밀성은 자녀가 더 넓은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기능하는 능력을 방해하는 해로운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McGoldrick et al., 1989). 따라서 집을 떠나려는 시도나 집을 떠나는 것은 성인기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증거의 표시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적 상황은 많은 젊은이들을 집으로 되돌아오도록 하고 있다. 서구의 연구에서도 분리에 대한 신념과는 반대로, 성인발달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의 가족들이 인생을 통하여 강하고 상호의존적인 세대 간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수의 성인자녀와 부모들이 분리된 가구에서의 생활을 선호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문화와 유사하게 근접성과 접촉('거리상 친밀한 상태'로 쉽게 부르는 유형)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Walsh, 1998b)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가족 치료자(예를 들면, McGoldrick et al., 1989; Weingarten, 1994)와 인간발달의 관계 모델을 제안하는 Stone Center 이론가들(Jordan, Kaplan, Miller, Stiver, & Surrey,
1991)의 공헌은 단절을 조장하는 성 중심의 가정에 도전해 왔다는 것이다. 초기 가족 이론가들은 경계와 위계를 강조한 반면, 보다 최근의 가족 이론가들은 인간기능을 위한 관계적 연결성과 상호협력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Walsh, 2002).
이에 반해, 역기능 가족의 경계는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의 공간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면서, 애매모호하고 혼돈스러운 경향이 있다. 가족에서 세대 간 경계가 흐려지면 역기능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부모로서의 리더십을 포기하고, 자녀를 친근한 동료나 막역한 친구처럼 여기거나, 자녀의 학업을 위해 또래 친구들과의 우호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손상시키는 경우이다(Walsh, 1998a).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생각, 느낌, 정체성이 섞이거나 왜곡된다. 부모는 자신의 욕구와 자녀의 욕구를 혼돈하기도 한다. 가족원 중 경계성 인격장애나 거식 중이 있는 가족에서 흔한 비 일관적이고 불분명한 경계는 가족원에 대한 강요, 사생활 침해, 또는 성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불분명한 경계를 가진 가족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자신들의 부부 문제에까지 끌어들이기도 한다.
어떤 가족에서는 가족 성원들이 서로 뒤엉켜 있어서 개인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속박된 가족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문을 닫는 것,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것 등의 금기시하는 언급되지 않은 규칙이 있다. 질투가 많고 소유욕이 강한 아내는 남편이 1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에 참가하는 것을 참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욕구를 인정하지 않는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애매한 가족들에게 발생한다.
유리된 세대 간 경계를 가진 가족은 가족 성원들이 서로 관계를 단절하고 숨 막히는 과도한 개입으로부터 도망쳐 버리곤 한다. 이런 가족관계는 알코올 중독자이나 약물남용자 가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한 자녀가 부모의 욕구와 갈등에 휘말리면 다른 자녀들은 생존 전략의 하나로 스스로를 가족으로부터 분리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원들 간의 누적된 감정은 지리적 격리나 심리적 결별로써 단순히 해결될 수는 없다.
한편, 세대 간 경계는 자녀의 부모화에 의해 깨어질 수도 있지만 자원이 부족한 가족에서, 자녀가 부모의 역할을 해내는 것을 역기능적인 것만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 가족에서 좀 더 큰 자녀가 재정, 가사, 아동보호의 요구에 상당한 책임을 갖는 것은 필수적이고 기능적일 수 있다. 또한 장애 발생 같은 가족 위기에서, 자녀에게 보호자 역할을 하거나 가족의 재정적 궁핍을 돕기 위해 직업을 찾는 것과 같은 책임이 부여될 수 있다. 보다 건강한 가족이라면, 이와 같은 역할 할당은 부모를 돕기 위해 자녀에게 가족역할의 책임이 부분적으로 위임되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감은 초기 유능감을 촉진한다. 이 경우 자녀에게 역할에 대한 부담이 과도하지 않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과업을 공유하려 한다면 해롭지 않다(Walsh, 1998a).
그러므로 가족 내부의 세대 간 경계가 확고해야 하지만, 체계는 또한 자율성과 상호 의존이라는 충분한 융통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사회적 성장, 체계의 통합성 및 연속성 유지, 그리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가족구조를 재구조화하는 데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인 상담을 겸한 가족치료는 가족 구성원들의 긴장된 관계를 풀어주고 점진적으로 가족 성원들이 세대 간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자녀가 정서적 동반자나 보호자로 끌어들여진 경우 세대 간 경계를 강화하고 나서 부부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족에 있어서 세대란 부모와 자녀를 연결하는 고리이다. 하지만 세대란 용어에는 부모-자녀 이외에 그 이상의 의미인 조부모, 형제자매, 사촌 등 친척들과의 유대를 포함하기도 한다. 가족에서는 세대 과정을 통해 가족의 전통이나 감정, 가치관 및 가족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등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Burr, Day, & Bahr, 1993;최연실 외 역, 1995). 따라서 세대 과정은 전통, 양식, 감정, 가치관, 그리고 각각의 가족에 있어서 유산이 되면서 그 가족의 생활양식을 결정하는 관계 방식 등에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버어와 동료들(Burr et al., 1993)은 세대 과정이 유아기나 아동기와 같이 삶의 가장 초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영속적이며,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점과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가족관계에서 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가족에서는 세대를 통해 생물학적인 영향력이 전달된다는 점에서 인간발달과 가족 과정에 중요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세대 과정은 여러 가지 경로로 가족원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데, 건강한 세대과정은 가족원간에 결속력, 친밀감, 자아정체감을 제공하는 등 생산적인 결과를 창출하며 애정, 사랑, 그리고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삶의 의미와 목적의식을 갖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병리적인 세대과정은 가족관계를 왜곡시키고 폭력이나 학대 등을 통하여 가족원들에게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미쳐,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결혼 관계와 가족관계를 파괴하며 가족원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가족 내부에서의 세대와 관련하여, 세대 과정에 있어서 세대 간 경계, 세대간 전달, 세대간 동맹, 세대간 갈등, 세대간 통합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체계에서 경계란 체계의 부분들 사이 또는 체계와 환경 사이에 있는 물리적·정신적 · 감정적 장벽을 일컫는다(Burr et al., 1993). 가족에서 세대간 경계란 부모와 자녀의 권리와 의무를 분화시키는 규칙들이며, 이러한 세대간 경계는 가족의 위계구조를 유지시킨다.
가족에서 누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규칙인 세대간 경계는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강화하며, 체계의 분화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Minuchin, 1974). 가족이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위 체계의 경계선이 분명해야 한다. 미누친(Minuchin)은 경계선의 명확성이 가족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유용한 척도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모든 가족들이 밀착된 경계선과 분리된 경계선을 양극으로 하는 연속선상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다고 보았다.
하위 체계 간의 경계선 종류를 살펴보면, 명확한 경계선(clear boundary)은 하위 체계들 사이에 이상적인 경계로 안정되고 융통성 있는 특성을 지닌다. 경계가 명확한 가족체계에서 가족 성원들은 서로 지지하며 상호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경직된(유리된, 분리된) 경계선(rigid boundary)은 체계들간의 관계가 경직된 상태로 경계가 지나치게 분명해서 상호교류를 하지 않는 상태이다. 이러한 가족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가족이 보호기능을 수행하기 힘들다. 밀착된(애매한) 경계선(diffuse boundary)은 가족구조에서 가족성원들 사이의 경계선이 대체로 미분화되어 있고 침투가 잘 되며 유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하위 체계의 자율성이 방해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인 대화가 어려우며, 한 가족성원의 행동은 즉각적으로 다른 가족성원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가족에서 경계와 하위체계의 명료성, 특히 성인 보호자와 아동 사이의 경계는 가족 내 어떤 하위 체계보다 더 중요하다. 가족체계 안에서 통솔력, 책임감, 지지, 그리고 정서적 느낌 등에 대해 세대 간에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유용하다. 그 경계가 명료할 경우 부모와 자녀가 건강하게 발달하는 데 반해, 세대간에 동맹과 연합이 일어나는 경우 부모와 자녀들에게 정서적, 대인관계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Bur et al,, 1993),
기능적 가족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에 있어 이러한 세대 간 경계는 개인의 정체성과 자율적 기능을 향상시켜 가족 구성원의 독립성을 유지시킨다. 한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부부라 할지라도 부인의 욕구는 남편의 욕구와 다를 수 있다. 또한 아무리 부모라 할지라도 10대 청소년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자녀나 원가족으로부터의 경계는 자녀나 원가족이 부부관계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호한다. 그러나 부부가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임할 때에 부모와 자녀 간의 명확한 경계는 부모의 리더십과 권위를 강화하며, 자녀양육 및 훈육과 관계된 것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잘 기능하는 가족에서 구성원들은 명확한 경계를 존중하고 차이를 수용하는 능력이 있으며, 자신들의 사고, 감정, 행동에 책임을 지며,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자질과 주관적 관점을 존중한다. 그리고 높은 친밀감은 분리, 차이, 자율성을 인내하고 장려하는 능력을 고양시킨다(Whitaker & Keith, 1981). 그러나 기능적 가족에서 가족원의 자율성을 가족 성원들이 서로 만나는 것을 피한다든지 정서적인 거리를 두려고 한다든지, 상호 독립적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동들이나 이탈과 혼돈해서는 안 된다.
잘 분화된 정체성과 자율성의 발달은 유능감에 매우 중요한데, 전통적인 아동발달이론에서는 건강한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분리와 개별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모(특히 어머니)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친밀성은 자녀가 더 넓은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기능하는 능력을 방해하는 해로운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McGoldrick et al., 1989). 따라서 집을 떠나려는 시도나 집을 떠나는 것은 성인기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증거의 표시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적 상황은 많은 젊은이들을 집으로 되돌아오도록 하고 있다. 서구의 연구에서도 분리에 대한 신념과는 반대로, 성인발달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의 가족들이 인생을 통하여 강하고 상호의존적인 세대 간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수의 성인자녀와 부모들이 분리된 가구에서의 생활을 선호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문화와 유사하게 근접성과 접촉('거리상 친밀한 상태'로 쉽게 부르는 유형)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Walsh, 1998b)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가족 치료자(예를 들면, McGoldrick et al., 1989; Weingarten, 1994)와 인간발달의 관계 모델을 제안하는 Stone Center 이론가들(Jordan, Kaplan, Miller, Stiver, & Surrey,
1991)의 공헌은 단절을 조장하는 성 중심의 가정에 도전해 왔다는 것이다. 초기 가족 이론가들은 경계와 위계를 강조한 반면, 보다 최근의 가족이론가들은 인간기능을 위한 관계적 연결성과 상호협력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Walsh, 2002).
이에 반해, 역기능 가족의 경계는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의 공간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면서, 애매모호하고 혼돈스러운 경향이 있다. 가족에서 세대 간 경계가 흐려지면 역기능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부모로서의 리더십을 포기하고, 자녀를 친근한 동료나 막역한 친구처럼 여기거나, 자녀의 학업을 위해 또래 친구들과의 우호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손상시키는 경우이다(Walsh, 1998a).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생각, 느낌, 정체성이 섞이거나 왜곡된다. 부모는 자신의 욕구와 자녀의 욕구를 혼돈하기도 한다. 가족원 중 경계성 인격장애나 거식 중이 있는 가족에서 흔한 비 일관적이고 불분명한 경계는 가족원에 대한 강요, 사생활 침해, 또는 성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불분명한 경계를 가진 가족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자신들의 부부 문제에까지 끌어들이기도 한다.
어떤 가족에서는 가족 성원들이 서로 뒤엉켜 있어서 개인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속박된 가족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문을 닫는 것,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것 등의 금기시하는 언급되지 않은 규칙이 있다. 질투가 많고 소유욕이 강한 아내는 남편이 1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에 참가하는 것을 참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욕구를 인정하지 않는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애매한 가족들에게 발생한다.
유리된 세대 간 경계를 가진 가족은 가족성원들이 서로 관계를 단절하고 숨막히는 과도한 개입으로부터 도망쳐 버리곤 한다. 이런 가족관계는 알코올 중독자이나 약물남용자 가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한 자녀가 부모의 욕구와 갈등에 휘말리면 다른 자녀들은 생존 전략의 하나로 스스로를 가족으로부터 분리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원들간의 누적된 감정은 지리적 격리나 심리적 결별로써 단순히 해결될 수는 없다.
한편, 세대 간 경계는 자녀의 부모화에 의해 깨어질 수도 있지만 자원이 부족한 가족에서, 자녀가 부모의 역할을 해내는 것을 역기능적인 것만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 가족에서 좀더 큰 자녀가 재정, 가사, 아동보호의 요구에 상당한 책임을 갖는 것은 필수적이고 기능적일 수 있다. 또한 장애발생 같은 가족위기에서, 자녀에게 보호자 역할을 하거나 가족의 재정적 궁핍을 돕기 위해 직업을 찾는 것과 같은 책임이 부여될 수 있다. 보다 건강한 가족이라면, 이와 같은 역할 할당은 부모를 돕기 위해 자녀에게 가족역할의 책임이 부분적으로 위임되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감은 초기 유능감을 촉진한다. 이 경우 자녀에게 역할에 대한 부담이 과도하지 않고, 다른 가족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과업을 공유하려 한다면 해롭지 않다(Walsh, 1998a).
그러므로 가족 내부의 세대 간 경계가 확고해야 하지만, 체계는 또한 자율성과 상호 의존이라는 충분한 융통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가족구성원들의 심리사회적 성장, 체계의 통합성 및 연속성 유지, 그리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가족구조를 재구조화하는 데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인 상담을 겸한 가족치료는 가족구성원들의 긴장된 관계를 풀어주고 점진적으로 가족성원들이 세대간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자녀가 정서적 동반자나 보호자로 끌어들여진 경우 세대간 경계를 강화하고 나서 부부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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