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나를 현명하고 지적이고 기발한 사람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항상 `기발한 말`을 하는 사람은 또한 그런 기발한 말로 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상 다른 이들에게 `기발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지 못한다. 대신 그는 `잘난 척하는 사람`, `허풍쟁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지적인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게 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듣는 것이다. 그 사람 말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말인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것이다. 그 사람이 지금 하고 있는 말을 가중 중요하게 여기고,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고 들으면 그 사람에게 있어 당신은 매우 똑똑하고 영특하고 기발한 사람이 된다. 진짜 멍청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이 얼마나 가치 있고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이다. 늘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이다. 월트 휘트먼이 친구와 거리를 걷다가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하고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15분에서 20분 동안 휘트먼은 혼자 말을 했다. 상대편 사람은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그들이 자리를 뜰 때 휘트먼은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친구 대단히 지적인 사람이로구만." "그 사람이 뭐가 지적이라는 거지?" 친구가 놀라서 물었다. "아무 말도 안 했잖아." "내 말을 들어주었잖은가? 그게 바로 그 사람이 지적이라는 증거지." 지인들을 떠올려보자. 그중 누가 지적이고 똑똑하고 현명하다는 평을 듣는가? 당신은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지겠는가? 남의 말을 끊고 혼자 말하는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는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표를 주겠는가?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기도 전에 중간에 기어들어서 자기 할 말만 다 하는 사람에게 표를 주겠는가? 아니면 정말 내 말을 정성스럽게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표를 주겠는가? 내 친구는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귀를 두 개 주셨고 입은 하마나 주셨다. 말하는 것의 두 배 정도를 들으라는 의도가 아닐까?"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디자이너가 자동차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맥박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차를 디자인하는 것은 우리가 아닙니다. 소비자지요. 우리는 그저 그들의 말을 듣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무언가를 원하면 재빨리 공급해주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대인관계에서도 야구에서의 안타나 홈런을 날릴 수 있다. 내게 날아온 볼을 적절한 타이밍에 치기만 하면 된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마다 적절한 반응만 하면 되는 것이다. 바람직한 대인관계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며 기브 앤드 테이크이고 행동과 반응이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그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당신은 그 사람과 점점 만나지 않게 된다. 그와 만나지 못하면 그를 감동시킬 수가 없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 못하면 그의 포지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깜깜한 타자석에 눈을 가리고 서면 어떤 게임에서도 안타를 칠 수 없고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점수를 낼 수 없다. 레이더를 발동시켜 다른 사람의 포지션을 알아내는 법,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과 느끼는 것을 찾아내는 법은 대단히 풀기 어려운 미스터리가 아니다. 레밍텅 랜드의 사장이자 전국 세일즈 연합회의 회장인 알 시어스는 모든 세일즈맨들은 상대의 포지션을 알아채는 레이더가 장착되어있다고 말한다.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듣는 겁니다." 그가 알아서 자기의 포지션을 말해줄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가 자기의 포지션을 알아주길 바라고 그것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우리가 종종 귀를 닫아버리고 입을 열어 방송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가끔은 내 마음을 훤히 보여주지 말고 일단은 다른 사람 속내부터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사업상 거래 관계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으로 내 손바닥을 펼쳐 보여주기 전에 먼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안착하고 싶은지부터 조심히 알아내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그 사람의 포지션을 파악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쪽에서 너무 많은 말을 하면 우리 포지션을 너무 쉽게 노출하게 된다. `빈틈없는 거래`와 `최고의 흥정`을 하는 이 시대의 성공한 사업가들은 어떤 면에서 `점쟁이`처럼 사람 마음을 읽는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들의 비법이 그렇게까지 대단하거나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