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제학

경제성장의 측정

핫24시시시 2021. 3. 13. 15:49
반응형

전통적 경제학자는 GDP를 경제성장의 척도로 사용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중들에게 자동적으로 이 국가가 작년에 비해 올 한 해 동안 얼마나 일을 훌륭하게 해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GDP는 얼마나 '잘했는지를 측정하지 못하고, 또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지표도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가나 사업가, 그리고 언론인들이 '진보'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역사적 분석이나 미래 예측은 모두 GDP 성장을 기준으로 한다. 모두가 이야기하는 이 숫자가 사실은 '진보'가 아니라 다른 것을 측정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평범한 시민이 관심을 갖는 것은 본인과 사회의 웰빙이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다음 해에 그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여부이다.
문제는 GDP가 질적인 면을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활동의 양을 계량한다는 것이다. GDP에 포함되는 상당 부분은 의심의 여지없이 부정적인 가치이고, 그 부정적인 부분은 지난 30년간 계속 커져 왔다. GDP에 속하는 몇 가지는 틀림없는 사회적 비용이며 논리적으로 수치에 더하기보다는 빼야만 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보면 기름 유출·체르노빌 원전 사고·미국의 러브 캐널 사건(유해 폐기물 매립 사건)· 인도 보팔의 유독 가스 누출 사건 등으로 인한 환경 정화 비용, 고속도로사건 처리 비용, 교도소 운영 비용, 사회문제 처리 비용, 지구 온난화 효과 해소 비용, 실업 보조금, 여러 의료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에 주부의 가사노동과 같은 시장 외 경제활동은 포함되지 않는데, 개발도상국에서 이러한 경제활동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GDP는 경제 정책의 효율성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지표가 아니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삶의 질, 즉 모든 경제활동의 인간적 결과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GDP의 결함을 바로잡으면서 삶의 질을 측정하고자 하는 '대안적 경제학자'에 의해 의미 있는 조사법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유용한 척도 중 하나가 참진보지수(GPI, Genuine Progress Indicator)다. 다음은 미국의 1950~2002년 1인당 GPI를 전통적 GDP와 대조한 그래프이다.
GPI는 GDP에서 범죄, 가족 해체, 가사 노동 및 자원봉사 활동, 소득 분배, 자원 고갈, 환경 오염, 장기적인 환경 훼손, 여가시간의 변화,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의료 및 정비 비용, 통신비, 내구성 소비재 및 사회기반시설의 수명, 외국 자산에 대한 의존 등과 같은 부정적 요소들을 조정한 지표이다. 붕괴의 징후일까? 앞선 도표를 다시 보자. 두 지표가 1970년대까지는 평행선을 그리며 달려왔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GPI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30년 동안 비용과 편익 사이의 간격은 더 벌어졌다. 조사자들은 2002년에는 GDP가 GPI보다 7조 달러 정도 더 많으며, 1인당 기준으로는 2만 5000달러 정도 과대평가된 것으로 추정한다.

1970년대 이전에는 GDP가 미국의 바람직한 성장을 측정하는기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GDP는 여전히 경제학자 및 정치인들에게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경제적으로 성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꾸준히 떨어져 왔다는 사실은 이 시기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적 경제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걸 뜻한다. 이 시스템에 대한 집착이 우리 사회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제 성장을 신성시 여기는 지금의 행태는 어리석으며, 진짜 사람과 환경의 요구를 반영하는 대안적 세계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가 왔다.
이러한 인위적인 성장 모델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협을 만들어내고 더 악화시켰다. 이러한 위협들은 예측이 아니다. 발달된 기술과 결합한 우리의 세계관이 매우 취약한 세계를 만들어낸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이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